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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Insight/Enzaim Report

[헬스케어 디자인] ‘페인포인트’를 ‘매력포인트’로 탈바꿈 시킨 디자인

by Enzaim 2021. 6. 15.

 

 

익숙한 것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 디자이너의 숙명이다. 일상 속 작은 불편도 그냥 넘기지 않고 ‘페인포인트(pain-point)’를 ‘매력포인트(touch-point)’가 넘치는 디자인으로 탈바꿈 시킨 건강한 디자인 사례를 소개한다. 

작은 숫자로만 좌우를 구별해야 하는 콘택트렌즈 블리스터 패키지(Blister Packages). 

콘택트렌즈는 좌우를 올바르게 착용해야 부작용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시야가 흐린 상태에서 반대로 착용하는 일이 종종 있어 간혹 바쁜 아침 시간을 빼앗는 불청객이 되곤 한다. 투명한 색상과 재질로 큰 특징이 없어 렌즈를 착용할 때마다 겉면의 작은 숫자에 의지해 좌우를 구별하는 일은 사용자들에겐 ‘페인포인트(pain-point)’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제품은 동일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콘택트렌즈는 안경에 비해 활동이 편하고 미적인 면을 보완하는 장점이 있어 10~30대가 주 소비층임을 고려할 때, 개성을 강조하는 MZ 세대의 욕구에 발맞춰 페인포인트를 해결하며 남다른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60개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즐거운 경험 제공하는 ‘dimple’ 

지구 반대편 호주에는 MZ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렌즈 브랜드 ‘dimple’(이하 딤플)이 있다. 데일리 콘택트렌즈를 정기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딤플은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중시하는 MZ 세대를 대상으로 기존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좌우 도수에 따른 맞춤형 블리스터 패키지 디자인을 개발하고, 패키지를 개봉할 때부터 즐거움이 시작 되도록 경험을 제공한다. 좌우가 다른 디자인은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구별할 수 있어 그간 불편했던 점을 해결하고,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은 MZ 세대 코드에도 잘 들어 맞아 DTC(Direct-To-Consumer, 정기 배송 서비스) 독과점이었던 시장에서 큰 변화를 일으켰다. 

 

<출처 : https://good-design.org/projects/dimple-contacts/>

 

딤플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좌우 시력이 다르다는 사실에서 착안하여 개인별 맞춤형 제품이 가능하도록 방대한 조합을 선보였다. 렌즈를 착용할 때 실수할 수 있는 사소한 페인포인트를 개성 있는 디자인까지 적용된 제품으로 제공함으로써 해결한 것이다. 시력마다 다른 색상 조합을 적용한 ‘-12.00 ~ +6.00’에 해당하는 60개의 다채로운 원형 심볼은, 시야가 흐릿한 상태에서도 다른 색상과 형태로 쉽고 빠른 구별이 가능하도록 했다.

 

<출처 : https://universalfavourite.com.au/work/dimple-branding-website-campaign>

 

또한, 시력을 잃는 것은 ‘보는 능력’ 이상의 것을 잃는다 생각하여 소외계층과 상생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 딤플은 시각장애인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수익금 일부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매월 주문 건별 1$를 호주 자선단체 Guide dogs australia*에 기부하여 안내견 훈련을 도우며 소비자에겐 쇼핑도 하고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베네핏을 제공해준다. 딤플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며 의미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저시력 또는 시각장애인이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고 개인적인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내견을 키우고 훈련하는 호주 자선단체. 이 단체는 100% 소비자가 투표하는 ‘Reader ’s Digest의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추가된 이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구분이 쉽거나, 구분이 필요하지 않은 디자인 

일상생활 속 수많은 물건들은 각자의 쓰임새에 맞게 방향이 정해져 있어 올바른 방향을 확인하거나 짝을 맞춰 사용해야 한다. 특히 방향에 대한 개념이 미숙한 어린아이들에게는 제대로 착용하는 일은 어렵기에 부모의 고통스러움도 덜어낼 수 있도록 구분이 쉽거나 필요하지 않은 디자인 개선이 필요하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들은 양말도 금세 짝짝이가 된다는 사실에서 착안해 설립한 양말 브랜드 ‘리틀 미스 매치드’는 2003년 미국 뉴욕에 설립되었으며 주요 고객은 어린아이이다. ‘왼발, 오른발 짝짝이 양말’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신선한 컨셉으로, 알록달록한 색상과 재밌는 패턴으로 구성된 짝짝이 양말 3개를 한 세트로 묶어 판매한다. 왼발, 오른발 구분없이 제작된 양말은 짝을 찾느라 헤맬 필요가 없다.

 

<출처 : https://www.littlemissmatched.com/>

 

또 다른 예로 신고 벗기 편해 국민 유아 신발로 불리는 나이키 다이아모 프리 운동화가 있다. 좌우 구별이 어려운 아이들이 시각인지를 통해 구별할 수 있도록 일부 품목은 신발 밑창과 뒤 스트랩 색상을 달리하였다. 이는 좌우가 바뀌어 넘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부모의 마음을 배려하여 차별화된 상품으로 인식되었다. 나이키 운동화가 일부 디자인 요소를 차별화하여 페인 포인트를 개선하였다면, 앞⋅뒤/좌⋅우 구별이 필요하지 않도록 형태에 차별화를 주어 개선된  사례도 있다. 일명 ‘양방향 슬리퍼’라고 불리는 이 제품은 앞⋅뒤/좌⋅우가 똑같아 화장실에서 나올 때 벗은 형태 그대로 놓여 있어도 방향을 바꿔 신어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출처: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2698>

 

앞서 얘기한 사례와 같이 고객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페인포인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불편함을 찾는 순간부터 디자인 솔루션은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그 불편함이 소비자들의 건강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페인포인트라면 그때야말로 헬스케어 디자이너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사람과 환경을 관찰하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디자인 과정, 그 과정을 통해 ‘페인포인트’는 어느새 ‘매력포인트’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dimplecontacts.com/

https://universalfavourite.com.au/work/dimple-branding-website-campaign

https://guidedogs.com.au/

https://www.trustedbrands.com.au/default.asp#int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