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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Insight/Enzaim Report

[엔자임헬스 글로벌원정대] 일본 실버산업 / 시니어 시프트 현장을 가다_케어 로손(LAWSON), 스가모 거리

by Enzaim 2020. 1. 17.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는 전 세계의 선진 헬스케어 현장을 직접 견학하고 학습하며 헬스케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 시리즈에서는 해외 선진 현장에서 체험한 엔자이머들의 헬스케어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도쿄 도심 ‘시니어 시프트’ 현장을 찾다

 


 

◆ 집 근처 편의점의 시니어 시프트, '케어 로손'

일본은 편의점의 성지로 알려져 있죠. 24시간 편의점이 탄생한 성지답게 일본에서 편의점은 다양한 컨셉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찾은 곳은 시니어 시프트의 주요 사례로 꼽히는 도쿄 근교 사이타마시에 있는 ‘케어 로손’입니다.

'케어 로손'은 편의점 기업 로손에서 2016년에 시니어 서비스를 특화시켜 오픈한 형태로, 지역 시니어들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집 근처에서 바로 해결할 수 있도록 특화시킨 매장입니다. '케어 로손'에서는 매장 내에서 간병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조제약국에서 약 처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니어를 위한 간편 조리식을 판매해 매장 내에서 식사 중인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시니어에게 필요한 생활 필수 용품들이 다양하게 진열돼 있었습니다.

휠체어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진열대 공간과 간격이 넓게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화장실은 거동이 불편한 시니어들이 이용하기 쉽게 손잡이 시설과 문턱을 없애는 '배리어 프리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대형 쇼핑몰이나 시니어 전용 센터가 아닌, 24시간 편의점인데 말이죠.

로손의 전략은 명확했습니다. 간병창구와 조제약국을 방문한 이용자의 70%가 다른 상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동반구매 창출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 옛 추억이 보존된 시니어들의 쇼핑 성지 '스가모 거리'

스가모 거리는 '노인들의 하라주쿠'라고 불리는 전통 시장이자 거리입니다. 첫인상은 재래시장이 연상되었지만, 퇴락하지 않고 굳건히 노인 전문 상권을 유지하는 에너지를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판매하는 물품들은 옛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스가모 거리의 상징으로 꼽히는 촌스런(?) 빨간 속옷점은 일부러 찾아온 관광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저절로 누르게 만듭니다. 방문한 당시, 쇼핑을 하는 시니어 고객 반, 우리와 같은 관광객이 반이었습니다.

거리 중간에 500년 넘은 ‘고간지’라는 절이 위치해 있습니다. 절 마당의 향불 연기를 쐬면 건강해진다는 전설때문에 노인층이 자연스럽게 모여 노인 전문 상권을 이루게 됐다고 합니다.

가게 주인들도 스가모 거리를 지키면서 나이든 시니어들. 옛 방식으로 만든 과자점, 절임류, 식품류 등 상권의 주 구매자는 도쿄 시니어들입니다. 스가모 거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내수 소비 고객이 건재한 현지 시니어들의 쇼핑 거리였습니다. 길거리에는 시니어들이 편히 쉬며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벤치가 많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가격이 시중보다 싼 편이고, 두 달에 한 번 연금이 지급되는 날, 시니어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합니다. 스가모 거리는 특별한 시니어 시프트 전략은 없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탄탄한 내수 소비자가 있는 한, 노인 전통 시장의 상징으로 건재할 것 같습니다.

 


 

◆ 원정대 일정을 종합하여 보았습니다.

원정을 준비할 당시에는 외형적인 부분들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일명 꽃할매ㆍ꽃할배들과 곳곳에서 마주칠 것 같았습니다. 일본 시니어 산업을 극찬하는 여러 매체의 영향도 컸습니다. 사실 외형적인 부분은 우리나라와 큰 격차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시니어 시프트의 기반입니다. 시대의 빠른 속도감에 '최신 트렌드'라는 용어를 습관처럼 쓰곤 합니다. 하지만 세대를 통한 문화가 완성되기까지는 다양한 시행착오, 즉 시간과 경험이 필수적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보다 10~15년 선배인 일본의 시니어 산업은 다양한 시니어 시프트 전략에 따른 여러 인프라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본 역시 시니어 세대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는 것이 주요 정책 과제가 될 수 밖에 없겠지만요.

우리도 순간적인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시니어들이 진정으로 원하고,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반영한 시니어 시프트 전략과 기반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더불어 미래에 행복한 시니어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미리 공부하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하는 서비스를 요구하고, 소비하기 위해서 경제력은 필수가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원정 기간을 엔자임 헬스의 리더 그룹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고 유익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