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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Insight/Enzaim Report

[엔자임헬스 글로벌원정대] 일본의 펫코노미 / 펫 로스 증후군을 준비하는 삶_반려동물 장례식장, 반려동물 요양원

by Enzaim 2019. 11. 27.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는 전 세계의 선진 헬스케어 현장을 직접 견학하고 학습하며 헬스케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 시리즈에서는 해외 선진 현장에서 체험한 엔자이머들의 헬스케어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세타가야 펫 장례식장

펫 장례식장은 반려견의 마지막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추억을 보관할 수 있는 곳으로, 일본 내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반려동물 관련 시설이라고 합니다. 글로벌원정대 팀이 방문했던 장례식장은 불교 정신을 기반으로 절 시설을 이용한 장례, 법사, 납골, 매장, 공양 등 장례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장례식장의 법당 내부 모습

 

일본의 펫 장례식장은 반려동물의 사체를 '매장'하는 것이 가능한데요, 우리나라는 폐기물법상 반려동물의 사체를 매장하는 것은 불법이기에, 펫 장례식장의 사례를 보고 일본의 반려견 사체 처리 방법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사체는 ‘생활폐기물’로 분류되어, 비닐봉지 등에 넣어 일반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원칙이며, 땅에 매장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동물장묘업의 등록을 한 자가 설치, 운영하는 동물장묘시설에서 사체를 화장하는 것은 가능한데 국내에 동물장묘시설에 등록이 되어 있는 업체는 전국적으로 총 37곳에 불과하여,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반려동물 사체의 화장을 진행할 수 있는 동물 장묘시설의 수는 150여 곳으로, 한국의 5베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의 사체 화장 작업에 대한 수요가 최근들어 급격하게 증가하여, 반려동물 사체 화장 시설이 최근에 생겨나다 보니 그 숫자가 얼마 되지 않지만, 일본의 경우 이미 우리보다 앞서서 화장 시설이 다수 설립되어 있는 것을 보고 일본의 발전된 반려동물 산업 인프라에 감탄하였습니다.


 

법당 내부 구경을 마치고 장례식장 바깥에 마련된 시설을 둘러보았습니다.

 

세상을 떠난 반려동물을 기리는 위패

 

장례 의식이 진행되는 법당의 바깥에는 이곳에서 장례를 치른 반려동물들의 위패와 그 주인들의 이름이 기재된 곳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좁은 납골당 안에 꽤 많은 위패가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지금 이 순간에도 떠나 보낸 반려동물을 그리워하며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느낄 수 있어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던 보호자의 비석과, 그 비석에 함께 꽂혀 있는 반려동물의 위패

 

펫 장례식장이기에 반려동물의 위패나 비석만 있을 것으로 알고 왔던 저희의 생각이 완전히 빗나갔던 부분이 있었는데요, 이곳은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키우던 보호자가 사망했을 때 보호자의 비석도 모셔다 놓을 수 있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던 주인이 사망했을 때 주인의 비석을 이곳에 마련해두고, 훗날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반려동물의 위패를 함께 보관하며 반려동물 주인과 반려견의 비석을 함께 보관하는 것입니다.

일명 “반려동물의 영혼을 달래는 곳”, 죽은 반려동물의 영혼을 달래는 조형물과 비석이 놓여져 있다.

 

이 장례식장을 상징하는 대표 공간이라고도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의 영혼을 달래는 곳’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죽은 반려동물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먹이캔과 간식을 놓아두었다고 합니다.

 

일본의 세타가야 펫 장례식장은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반려동물의 사체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없애주고,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기리는 기회를 마련해주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벚꽃 마을 시나 요양원

만약, 나이가 들어 요양원에 입주하고자 할 때 내가 키우던 반려동물은 어떻게 할까요?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은 요양원에 같이 들어갈 수 없어 가족들이 돌봐주거나, 다른 집에 맡겨야 할 것입니다. 만약,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줄 가족이 없다면 반려동물과 완전히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고민이 필요 없는 요양원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봤는데요, 반려동물과 함께 입주할 수 있는 요양원인 ‘벚꽃마을 시나 요양원’입니다.

 

저희는 탐방 셋째 날, 마지막 일정으로 벚꽃마을 시나 요양원을 찾았습니다.

벚꽃마을 시나 요양원 외관(출처: 허프포스트코리아)

 

벚꽃마을 시나 요양원은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요양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이 정말로 반려동물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요양원 내부 벽면에 붙어 있는 많은 신문기사들

 

요양원 내부 벽면에는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한 신문기사가 붙어 있었는데요, 일본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입주할 수 있는 요양원으로 매우 유명한 곳이라 많은 매체에서 취재와 인터뷰 요청이 온다고 합니다.

 

저희는 요양원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2층에 마련된 요양실로 올라갔습니다.

요양실은 반려동물을 동반하지 않은 입주자들이 이용하는 공간과, 반려동물을 동반한 입주자들이 있는 공간이 따로 분리되어 있었는데요, 저희는 미리 양해를 구하고 반려동물을 동반한 입주자들이 있는 공간에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동물 그림이 붙어 있는 요양원 내부 벽면

 

반려동물이 있는 요양원의 내부에는 할머님들과 반려동물이 함께 지내고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요양원은 조용한 분위기인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요양실 내부 곳곳에서 귀여운 강아지들이 뛰어다녀서 매우 밝고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요양실 내부에서 뛰노는 강아지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요양원을 탐방하다 보니, 점점 흥미가 생겨 벚꽃마을 시나 요양원 직원분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Q. 언제부터, 반려동물 동반 가능한 요양원으로 만들게 되었나요?

2012년 4월 개원하고 나서부터입니다. 

Q. 입주자들의 만족도는 어떠한가요?

 입주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동물이 싫으신 분들은 동물과 접촉이 없는 층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분들의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Q. 반려동물이 먼저 사망하는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반려동물이 먼저 사망한 경우, 저희 직원이 바싹 붙어 심적 케어를 해드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Q. 입주자 먼저 사망시, 남은 반려동물 케어 비용은 어떻게 충당하나요?

 입주자가 먼저 사망한 경우, 남은 반려동물의 케어 비용은 가족들이 지불하고 있습니다. 

Q. 반려동물이 고령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지?

건강에 도움이 되고, 감정이 풍부해지며 치매가 개선되는 것입니다. 

Q. 기억에 남는 입주자 또는 반려동물이 있는지?

암환자분이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시고 강아지와 함께 오신 분이 계십니다. 여기서 자신의 강아지와 함께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셨습니다. 또, 관절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어려운 병으로 들어오신 분이 오셨는데, 강아지와 함께 지금까지도 힘을 내며 생활하고 계십니다.

 

요양원을 이용하는 비용은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다른 요양원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습니다. 

비용도 비싸지 않을 뿐더러,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점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 실제로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할머니께서도 강아지들 덕분에 매일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계시다고 합니다.

짖는 소리가 너무 커서 민폐를 끼치고 있어. 그렇지만 항상 여기서 이렇게 자고 있는 걸 보니 예뻐. 이름은 ‘믹쿠’야. 믹스견이라서 그래. 다나카씨가 줬는데 아주 귀여워.”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와 할머니의 반려동물인 ‘미쿠’와 함께 찍은 사진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요양원에 들어갈 때에도 반려동물과 함께 입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요양원을 이용하는 분들께서 걱정을 덜어 치유를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총 4군데의 기관을 탐방하며 일본의 선진화 된 반려동물 문화를 탐방하였는데요, 반려동물 인구 천만 명에 육박하는 우리나라도 반려동물 용품 위주의 사업 확장보다는 진정으로 반려동물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고충과 욕구를 이해하는 반려동물 사업들이 많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든 반려동물 인구들이 필요한 부분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