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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Insight/Enzaim Report

'나'와 '그'의 차이가 주는 힘 - 제3자 인증효과

by Enzaim 2011. 3. 7.

중앙헬스미디어에 기고된 두 번째 칼럼입니다. PR의 핵심 중에 하나인 '제3자 인증효과와 헬스 커뮤니케이션의 적용'에 대한 내용입니다. PR하시는 분들에게는 너무도 기본적인 내용이지만 보건의료업계 독자분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어 주제로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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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매력적인 여인을 놓고 A씨와 B씨 두 남성이 사랑의 경쟁을 벌입니다. 자신감 넘치는 A씨는 자신의 강점을 여인에게 충분히 강조하겠다고 마음 먹습니다. “저 사실 괜찮은 남자입니다. 저 진짜 괜찮은 남자거든요.” 여성을 만날 때 마다 자신의 장점을 반복해서 얘기합니다. B씨는 조금 다른 전략을 씁니다. 여인의 가장 친한 친구를 공략하기로 합니다. B씨에게 ‘설득’ 당한 그 친구는 “그 남자 괜찮은 사람이더라.”는 메시지를 여인에게 수시로 전합니다.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됐을까요? 당연히 B씨일 겁니다. 상대방에게 직접 듣는 자기 자랑보다 남을통해 듣는 칭찬이 더 ‘신뢰’가 높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나’와 ‘그’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커뮤니케이션에서는 이를 ‘제 3자 인증효과’라고 합니다. 스스로 장점을 말하기 보다 타인의 신뢰를 이용해 나의 장점을 알리는 전략입니다.


남이 하는 내 얘기 – 신뢰 가져다 주는 PR의 힘

PR(Public Relation)이 광고(Advertisement)보다 ‘신뢰’가 높은 근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다소 무리한 분류일 수는 있지만 광고의 속성은 A씨와 같습니다. 광고는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장점을 스스로 반복해서 전달합니다. PR은 주로 B씨처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기를 좋아합니다.

PR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미디어 관계’ 역시 언론이라는 제3자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입니다. 언론은 일종의 ‘문지기(Gate Keeper)’ 역할을 하며 홍보맨들의 정보 중 의미 있는 정보만을 선별해 대중에게 전달합니다. 언론은 근본적으로 뉴스(News)를 다룹니다. 뉴스는 새로운(New) 것을 의미하고 PR은 늘 새로운 뉴스거리를 만들려고 애쓰죠. 용케 뉴스거리를발견해도 언론의 까다로운 검열(?)을 통과해야 합니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다른 사람(언론)의 입을 통해 듣는 이야기(뉴스)는 신뢰가 높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미디어를 좀처럼 신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혹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무의식적으로 “내가 오늘 아침 신문에서 봤는데 말이야…” “TV에서 봤는데…” 식으로 말하지는 않는지요. 이건 내가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믿을 만한 다른 소식통에 근거한 것이라는 신뢰도를 얻기 위한 장치인 거죠. 이미 우리는 모르는 사이에 미디어의 신뢰라는 속성을 이해하고 있는 겁니다.

환자는 가장 강력한 미디어 – 환자 인증효과

헬스 커뮤니케이션에서 ‘신뢰’는 다른 어느 커뮤니케이션 분야보다 중요합니다. 생명, 건강과 관련된 소통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잘못 이해하고 활용할 경우 폐해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정보의 경우 아무나 다룰 수 없고, 제한적인 전문가에게만 허락되어 있다는 점 또한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제약 마케팅을 진행할 때 의사는 처방권자로서도 중요하지만, 강력한 신뢰를 전달할 수 있는 ‘메시지 전달자’로서도 중요합니다. 신약이 발매될 때 제약사는 저명한 의사의 입을 빌어 효과와 안전성을 전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것도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의 인증효과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환자 역시 마찬가지죠. 어쩌면 최근 ‘환자 인증효과’는 의사 인증효과보다 더 강력한 영향을발휘합니다. 바로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기 때문에 더 신뢰할 수 있다는 심리 때문입니다. 이는 헬스와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에서 ‘관련성(Relevance)’이 중요함을 보여줍니다. 해외에서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환자들(www.patientslikeme.com)’이라는 환자 정보 공유 사이트가인기 있는 이유도 바로 내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시장통 3류 약장수가 파는 싸구려 약이 되느냐 치료의 새 지평을 연 획기적인 약이 되느냐는 약 자체의 우수성과 함께 의사, 환자, 미디어,혹은 정부 등 관련 공중들이 내가 판매하고 있는 약에 대해 얼마나 긍정적으로 얘기해 주느냐가중요한 요소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병원이나 의사 개개인 역시 아무리 스스로 ‘세계 최고의 병원’ ‘세계 최고의 명의’라고 외쳐도 미디어나 특히 환자들이 이를 인정해 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미래 고객(환자)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 현재 내가 진료하고 있는 환자에 정성을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이들이 나와 내 병원의 장점을 널리 알릴 가장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미디어’이기 때문입니다.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수도 없고, 직접 말하기도 그렇다면 주위를 둘러 보세요.나를 대신해 나보다 더 멋지게 나와 내가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신뢰를 높여줄 후원자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엔자임 김동석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