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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Insight/Enzaim Report

[엔자임헬스 글로벌원정대] 일본의 도시재생 / 카미야마 밸리의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_SHIZQ 상점, 문화 공간, KAMIYAMA Beer Project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는 전 세계의 선진 헬스케어 현장을 직접 견학하고 학습하며 헬스케어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 시리즈에서는 해외 선진 현장에서 체험한 엔자이머들의 헬스케어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골칫거리에서 예술품이 된 삼나무, SHIZQ 상점

마음 편히 카미야마에 머물 수 있는 마지막 날. 저희는 개인 상점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시즈큐.

 

시즈큐는 삼나무로 만든 식기를 파는 브랜드입니다. 카미야마에는 상록수인 삼나무가 과도하게 많이 자라서 다른 동식물에게 필요한 햇빛을 막고, 산이 머금고 있어야 할 수분을 모자라게 만들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나무를 활용한 공예 상품을 개발한 브랜드가 바로 시즈큐입니다. 이 브랜드의 대표 역시 외지인이었습니다.

 

삼나무 식기 브랜드  ‘ 시즈큐 ’ 의 팜플렛

삼나무 특유의 투톤 컬러가 묘하게 어우러지는 예쁜 컵! 정말 가볍고 매끄러워서 선물용으로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지만……사악한 가격 때문에 사올 수는 없었습니다.

 

삼나무의 투톤 컬러가 돋보이는 시즈큐의 제품들  

이 가게는 정말 조그맣게 운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통역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외지인에 대한 개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가 카미야마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것 같네요.

 


◆카미야마가 담겨 있는 식당, 연산피자

다음으로는 식사를 할 겸 들린 연산피자. 이 곳의 많은 사람들이 적극 추천해줘서 가게 되었는데, 세상에 이 인적 드문 마을에서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곳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식당, 연산피자

이 곳의 식재료로 만들어 자연그대로를 머금은 피자도 정말 맛있었지만, 특산물인 스다치를 즉석에서 갈아서 피자 위에 뿌리는 것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무조건 그 특산물을 주 재료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향을 더하고 풍미를 깊게 만드는데 사용함으로써 외지인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연산피자의 스다치 피자 ,  사진 속 나무 컵은 시즈큐 제품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 바로 아까 구경했던 시즈큐의 컵을 이 곳에서 사용하고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외지인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이 마을 내에서 직접 이 컵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니 뭔가 진정성이 느껴졌습니다. 카미야마의 지역 맥주인 카미야마 비어 또한 맛볼 수 있었는데요. 자연스럽게 체험해볼 수 있으니 구매 확률이 올라가는 것은 덤!

 


◆카미야마의 문화 공간, Kamiyama Beer Project

마지막으로 카미야마 비어 프로젝트로 향했습니다. 이 곳은 마누스 스위니라는 네덜란드인이 운영하는 곳인데, 카미야마 지역 맥주로 이미 유명합니다. 약 5종류의 맥주가 있으며 카미야마의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프로젝트를 통해 카미야마로 온 예술가 아내 덕에, 맥주 라벨 디자인이 아주 독특하고 예뻤습니다.

 

( 왼 )  카미야마 비어 프로젝트의 다양한 맥주  ( 오 )  카미야마 비어 프로젝트의 양조장 모습

특별한 것은 없는 양조장이었는데, 그의 말은 특별했습니다.

마누스는 맥주 양조장을 더 넓힐 계획도 없고 그저 이대로 살고 싶다고 말했씁니다. 가끔 마을 사람들과 저녁 시간을 보내고 게임을 하고 맥주를 마시며 사는 이 삶에 만족한다고.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문화 생활이 부족한 점인데, 그래서 외부에서 DJ나 음악가를 초청하는 행사를 직접 연다고 했습니다.

 

카미야마 비어 프로젝트의 대표 마누스씨와 함께

그는 완벽한 카미야마인이었습니다.

나라든 지역이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에 뿌리를 내리는 삶이 바람직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주었을 때, 비로소 지역재생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에필로그]

카미야마는 느리게 흘러가는데, 우리의 시간은 서울처럼 빠르게 흘렀습니다.

여행 마지막 날 밤, 우리는 각자의 소감으로 글로벌원정대를 마무리했습니다.

 

- YJ -

"넓은 의미로 볼 때 건강의 가장 근간이 되는 것은 사람(혹은 자연)이 ‘터전’이 아닐까요? 카미야마가 마을재생에서 가장 중요시 한 것은 사람이었어요. 파이를 키우기 위해 모두의 입맛에 맞는 관광지 같은 옵션 대신, 실질적인 입주민들, 카미야마에 걸맞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늘어나도록 최소한의 개입과 환경 조성을 했죠."

 

- HS –

"카미야마는 특이해요. 우리나라의 농촌/시골과는 정말 달라요. 더 이상 무늬뿐인 지역재생은 하지말아야 해요. 거주민들이 먼저 잘 살 수 있어야 그것이 진짜 지역재생 아닐까 싶어요. 국내에서 지역재생을 시도한다면, 그리고 뜻을 함께할 좋은 회사들이 있다면 눈을 돌려 카미야마를 꼭 와봤으면 좋겠어요. 영화보다 완벽한 라이프를 꾸려가고 있는 카미야마, 거기에 그 해답이 있을 테니까요."

 

- JW –

"실제로 경험한 카미야마는 그야말로 사람이 살 수 있는, 사람이 살고 싶은, 그래서 사람과 도시가 함께 살아난 마을이었어요. 마을에 가치를 부여하고, 이 가치가 나에게 맞다면 스스로 사람들이 찾아와서 살 수 있도록 만들었죠. 카미야마가 지역재생의 정답이라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점을 느꼈어요."

 

- YS–

"툇마루 사무실 대표의 강의 중 가족과 보내는 시간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도쿄에 본사만 두었을 때 보다 카미야마에 위성사무실을 둔 현재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아쉽지만 그의 삶은 이전보다 훨씬 행복하다고 했죠. 카미야마의 사례는 우리에게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요.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을 중시하고, 업무를 함에 있어 물리적 공간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우리나라에서도 카미야마와 같은 마을이 있다면 조금은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GM –

"화려한 도시의 삶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모두의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런 것처럼 굳어버린 것이 문제죠. 조금씩 바꿔나가야 해요. 도시로 이렇게 인구가 집중화 되는 건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니까요. 삶의 다양성이 존중받고 있는 시대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내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환경이 나와 맞는지 개인적으로도 고민이 필요하고,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서 인구가 분산 될 수 있도록 천천히 바뀌어야 해요."

 

 감사합니다, 글로벌원정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