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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스크랩]"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을…" 꿈 이룬 빈털터리 뉴욕 나이트클럽 홍보맨

5년 전만 해도 스콧 해리슨(Harrison·33)의 삶은 화려한 밤이 지배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나이트클럽과 패션쇼 홍보 담당이었던 그는 BMW를 몰고 호화스러운 아파트에 살면서 술과 마약에 절어 지냈다.

그러나 행복하지 않았다. 인생을 바꿔 보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 서아프리카행(行)이었다. 극빈국 의료 봉사 단체인 '자비의 배(Mercy Ships)'의 사진사를 자원해 여러 의사들과 함께 아프리카로 향했다. 풍요로운 삶을 버리고 메스를 잡은 의사들을 보면서 그는 다시 태어났다. "내가 얼마나 이기적이고 비참한 인간이었는지 깨달았다."

해리슨의 카메라에 처음 잡힌 것은 서아프리카 베냉의 열네살 소년 알프레드였다. 입 안에 가득 찬 1.8㎏짜리 종양 때문에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알프레드를 보고 그는 구석으로 가서 흐느꼈다. 2년 뒤 2006년 뉴욕으로 돌아온 그는 빈털터리에 친구 집 소파에서 잠을 청하는 신세가 됐다. 그러나 돈을 잃은 그에게 꿈이 생겼다. 뉴욕의 화려한 이벤트를 위해 쏟았던 자신의 '홍보'와 '마케팅' 재능을 가난한 나라의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빈국 원조에 가장 어려운 관문은 '홍보'였다. 자칫 싫증 나고 딱딱한 주제인 기부를 어떻게 호소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관건이었다. 해리슨은 '자선:물(charity: water)'이라는 구호단체를 세웠다. 3년 만에 1000만달러가 들어 왔다. 기부자는 5만명에 이르며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100만명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게 됐다. '자선:물' 트위터의 실시간 소식을 받는 이들은 50만명에 달한다. 유엔의 트위터를 따르는 이가 3000명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놀라운 관심이다. 뉴욕의 시내버스는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을 전해주자'는 그의 메시지를 담은 무료 광고판을 달고 달린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Kristof)는 12일 '깨끗하고 섹시한 물'이라는 칼럼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해리슨의 놀라운 힘을 소개했다.



해리슨이 빈국 구호를 '섹시하게' 전달한 비결은 세 가지다. 첫째, 가장 헌신적인 500명의 기부금으로 행정비용을 조달하고, 새 기부금은 전액 현장 구호에 썼다. 둘째, 기부의 기쁨을 맛볼 수 있도록 기부자는 자신의 기부로 만들어진 우물에 이름을 붙일 수 있고, 이 우물의 모습은 구글 어스로 확인할 수 있다. 셋째, 트위터 등 네트워크 사이트를 홍보에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해리슨은 "죄책감 때문이 아니라 즐거워서 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