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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Life/Enzaim Culture

[2008 It團 인터뷰] 김세경 차장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18.

너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엔자임의 개구리, 김혜진AE입니다.

드디어 올라가는 엔자임 it 인터뷰 3! 앞으로는 쭉쭉 업뎃이 될 수 있도록 쭉쭉 뛰어보겠습니다!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내공을 지니고 계신 김 세 경 차장님이십니다. 제가 남자가 아니라 서운하신 세경 차장님의 마음을 어루만져 드리면 시작된 인터뷰! 시작합니다~!

 

김혜진(이하 진): 엔자임에 오시기 전부터 오랫동안 PR을 하셨는데요, PR을 시작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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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경(이하 세경): PR 시작한지 8 정도 되었습니다. 저는 문헌정보학과를 나와 사서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고, 매너리즘을 탈피하고 싶어 온라인 언론사(당시로서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언론사였습니다.) 기자로 들어갔어요. 사정상 기자 일도 2 정도만 하다 그만두고, 친구의 권유를 받고 헬스케어 PR 회사에 들어가게 됐지요. 기자 생활을 하면서 홍보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 알았었지만 제가 분야를 직업으로 하게 줄을 절대 몰랐어요.

 

: 그럼 8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나 클라이언트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세경: ADHD 아동들을 위한 교사 교육을 지원했던 활동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학회 차원에서 진행 되었던 건데요, 기획이 아주 좋았어요, ADHD 아이들은 주위가 매우 산만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의 학업을 방해하는 아이로 낙인이 찍혀 담임 교사에게 미운 털이 박힌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사에게는 ADHD 학생들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고 ADHD 친구들에게 맞는 교육 방법이 필요한 거죠. 저희의 활동을 통해 선생님들에게 ADHD를 바르게 알리고 알맞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드렸습니다. ADHD 아이들은 자신에게 맞는 교육을 통해 개선될 수 있고 선생님은 적절한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고, 선생님은 ADHD 친구들의 치료를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어서 좋고바람이 있다면 이런 활동을 학회 차원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나라가 주체가 되어 아이와 선생님, 나아가 의사까지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HealthCare PR이 지향해야 할 부분이라고도 생각합니다. HealthCare 쪽은 분명 큰 시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 더욱 발전하려면 새로운 방법적 접근 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전달과 함께 교육이 병행이 되는 PR, 또한 PR 활동 후 결과를 평가하는 틀이 필요하겠죠. 이러한 발전적인 PR을 엔자임에서 발굴되면 더욱 좋겠죠. ^^

 

: 이번 질문은 제가 좋아하는 질문입니다. 이 세상 모든 직업 중 1개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하시겠어요?

 

세경: 우리나라에는 꿈을 키우고 꿈을 찾게 하는 교육이 없습니다. 어릴 적에는 가수, 우주 비행사 등등 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그 중 궁극적으로 제가 가장 원했고 지금도 원하고 있는 것은 글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컨텐츠를 만들던 책을 쓰던 글을 쓰고 싶습니다. 지금도 전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한 가지는 개발이 아직 덜된 지역에 도서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지역주민들과 문화와 정보를 교류하고 함께 어우러진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 인간은 노동에 얽매이면서 대부분의 자유를 잃었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저 역시 최대한 일을 하지 않으면서 즐겁게 살길 꿈꾸고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 멋지십니다. 저는 아직 저를 위한 꿈을 꾸기도 벅찬데요, 저도 언젠가는 조금 더 큰 꿈을 꿀 수 있겠죠? 그럼 차장님은 퇴근하고 대부분 무엇을 하시며 지내시나요?

 

세경: 집에 들어가서 딱히 할 것이 마땅치 않아요, 저는 11시에는 자야 하거든요, 퇴근하고 집에 가서 씻고 9시 뉴스보고 드라마 한편 보면 끝나는 시간이죠, 요새는 책을 보거나 빨간 목도리를 뜨고 있어요, 회사에서 요구하는 일이 머리를 많이 쓰는 직업이라 그런지 집에서는 편히 쉬고 있답니다.

 

: 주말에 산을 많이 다니시잖아요, 다녀보신 곳 중 가장 인상적인 산은 어떤 건가요? 차장님께 산이란?

 

세경: 단연 지리산입니다. 뭐랄까 편안하고 아름답고봉우리마다 형언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묻어 있습니다. 산은 올라가서 느끼는 자만이 알 수 있는 것이기에 제가 좋다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힘들게 정상에 도착한 순간 힘들기만 한 사람이 있을 것이고, 성취감과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있을 거니까요.

 

산에 대한 대답은 아래의 시로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Lines Written a Few Miles above Tintern Abbey / William Wordsworth>

 

she can so inform 

The mind that is within us, so impress 

With quietness and beauty, and so feed 

With lofty thoughts, that neither evil tongues, 

Rash judgments, nor the sneers of selfish men, 

Nor greetings where no kindness is, nor all 

The dreary intercourse of daily life, 

Shall e'er prevail against us, or disturb 

Our chearful faith that all which we behold 

Is full of blessings.

 

<틴턴 사원 몇 마일 위에서 지은 시 126~135/ 윌리엄 워즈 워스>

 

[자연은] 우리 내부의 정신을 가르치고,

고요함과 아름다움으로 감명을 주고,

또 높은 사색으로 양육하기에,

험한 말이나 경솔한 판단도, 이기적인 사람들의 조롱도,

친절한 마음이 깃들지 않은 인사도,

또한 일상생활의 온갖 황량한 교제도

우리를 이기지 못할 것이며,

또한 우리가 바라보는 모든 것이 축복으로 가득하다는

명랑한 신념을 흩트리지도 못하리라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193p.에서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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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차장님은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세경: 알랭 보통은여행의 기술이라는 책에서여행은 계획하는 순간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 말합니다. 여행지에서의 현실은, 여행을 꿈꾸던 순간만큼 달콤하지 않으며, 오히려 육체적으로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들도 많다는 거죠. 나이가 들수록, 말이 실감이 납니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보다는 그저 산이 좋고요.


사실 지난 겨울에 정말 가보고 싶던 파리에 갔어요, 훈남이 남아서 특히 좋았지만, 지나치게 성장 위주의 도시가 아닌 파리, 옛 것은 옛 것 그대로 지키는 조화로움이 좋았습니다. 굳이 부수지 않아도 되는 것은 남겨 두는 여유, 보전과 발전이 공존하는 것이 참 좋아 보였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여행도 많이 다녀요. 몇 군데를 소개해보자면 경주의 남산입니다. 개천에 불상의 머리가 굴러다닐 만큼 산 전체가 유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걸어 다니며 느껴지는 과거로의 시간, 정말 최고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 차장님, 짧지 않은 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다음 인터뷰 주자를 선정해 주셔야 하는데요, 누구인가요?

 

세경: 주위에서 그녀의 부지런함을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어느 정도일까 궁금하구요, 달콤한 아침의 잠 대신 든든한 아침밥을 선택하시는 바로 박현정 과장님이십니다.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차장님 안에 있는 자연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리 없는 삶, 자연 친화적 삶을 지향하시는 김세경 차장님, 한적한 시골에 자리 잡고 있는 도서관에서 차장님을 만날 날을 기다립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