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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_가족의 단절, 독일은 어떻게 잇고있나?

_Enzaim Insight/Enzaim Column

by Enzaimer 2017. 3. 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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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단절, 독일은 어떻게 잇고 있나?
- 독일의 사회적 가족에서 배운다

                                                     김동석 admin@the-pr.co.kr

[더피알=김동석] 엔자임헬스는 지난 한해 글로벌헬스원정대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성원들이 해외 헬스케어 현장을 탐방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모아진 탐방 결과를 몇 차례에 걸쳐 더피알 지면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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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건강 문제는 개인의 문제로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가족은 구성원 개개인의 건강이 상호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가장 작지만 가장 중요한 사회 집단이기도 하다. 엔자임헬스의 가정건강(Home Health)팀은 단절, 해체되고 있는 가족의 복원을 통해 건강의 사회적 기반을 견고히 하고 있는 독일을 탐방지역으로 선정하고 베를린 정부기관과 단체 접촉을 시작했다.

 

▲어린이집과 양로원의 상호 교류

핵가족화로 점점 가족의 규모가 축소되면서 가족 구성원간의 교류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건강의 기본 요소인 사회적 관계역시 결여될 수 밖에 없다. 똑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일 정부가 가족 기능의 회복을 위해 선택한 해법은 단순했다. 가족의 개념을 지역사회로 확대하는 것.

 

키타 암 자이지그브르그(Kita Am Zeisigberg)는 독일의 이런 노력의 상징과도 같다. 원래 결핵 환자들을 위한 헬스케어센터였는데 지금은 어린이와 노인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 양육 및 보육 시설로 변모했다. 키타 암 자이지그브르그는 한 공간에 어린이집과 양로원 건물이 각각 위치하고 있다. 어린이는 어린이집에서 노인은 양로원에서 생활하되, ‘세대 간의 교류프로그램을 통해 두 계층이 어울리는 시간을 갖게 된다. 꼭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더라도 인접한 지역에 어린이집과 양로원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어린이와 노인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대가족 제도에서처럼 노인과 어린이가 서로의 이웃이 되어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세대 간의 교류프로그램은 보통 크리스마스나 부활절 같은 기념일이나 특정 계절 등을 고려하여 진행되고 있었다. 작물을 키우는 작은 농장, 말이나 소 등을 키우는 마구간 등도 있었다. 탐방팀이 방문했던 날에는 농장에서 야채를 수확하여 함께 토마토 샐러드를 만드는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야채를 수확하는 일은 어린이들이, 칼질을 하는 위험한 일은 노인들이 도와주는 방식이다. 마치 하나의 대가족을 보고 있는 듯 노인과 어린이들이 함께 어울림에 있어서 어색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도입 초기 이런 공간을 만드는 것에 우려와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이웃집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르며 기뻐하는 순수한 어린이들의 마음과 행동 그 자체가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해결해주었다. 노인들은 에너지가 가득한 손자, 손녀 같은 어린이들과 함께 하며 삶의 의욕을 얻게 되고, 어린이들에게는 노인들이 쌓아온 인생의 경험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더욱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게 되는 원리다. 그런 이유로 키타 암 자이지그브르그의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보낸 부모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한다.

 

 

 

 

▲이웃 간의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

독일 역시 우리나라처럼 주된 사회적 관계망이었던가족이웃(공동체)’이 더 이상 제도로서의 기능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은 가족이웃을 별개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이 같은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가족센터(Family Center). “이웃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서 건강한 가정을 구성한다.”는 육아 지원모델을 지향한다. 어린이집의 기능을 확장한, 보다 진화된 정부 주도의 가족 지원 및 지역사회 네트워크의 구심점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 내 어린이집, 유치원 등 기존의 교육보육돌봄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가족센터 인증을 부여하고 이들의 기능 확장을 통해 육아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는 개별 아동에 대한 지원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대한 상담, 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들이 활동하거나 만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한 거점 역할도 수행한다. 예를 들어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을 이웃과 매칭시켜서 서로 어울릴 수 있게 도와주고, 집이 없는 아이들에게 집을 제공하며 간단한 직업 체험과 더 나아가 직장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식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프로그램이 정해지기 때문에 지역별 가족센터의 진행 프로그램은 서로 상이하다. 또한 한 센터 내에서도 연령 및 시기별 각기 다른 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다. 이때 가족센터 내에 어린이집, 아동교육상담소, 가족자조그룹, 가족교육기관, 평생교육원, 일반복지서비스 등의 여러 기관들이 통합적으로 가족지원서비스를 제공하며, 필요할 경우 인근 여러 유관기관들과의 협업한다.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원과 힘을 하나로 합쳐 공동체 육아라는 새로운 개념의 가족 모델을 만들고 있다.

 

 

 

▲지역 사회의 거대한 거실 다세대센터

독일은 가족센터와 비슷한 개념의 다세대 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개인과 공동체간의 교류 특히, 세대간의 교류 촉진을 위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허브 공간이다. 다세대센터라는 명칭으로 인해 다양한 세대가 함께 거주하는 복지 주거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모습은 지역 주민이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서 하나의 집과 같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었다.

 

2000년대 독일은 인구의 고령화와 경제·산업 구조의 변화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이민자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리매김하는 과정 속에서 패러다임 변화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는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가족과 이웃 공동체의 결속을 약화 시켰고, 새로운 개념의 공동체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와 소통, 세대 갈등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연방정부 차원에서 2006 5모두가 한 지붕아래라는 취지 하에 독일 전역에 다세대센터설립을 추진했다.

 

정부는 다세대센터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와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준다. 운영은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하도록 유도한다. 실제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다세대 센터를 통해 지역에 알려지고 진화한다.

 

다세대 센터는 기존 이웃교류센터, 마더센터 등으로 활용되던 곳에 지역사회의 통합적 기능을 더하여 기존 가족의 경계를 넘어서 지역사회로 확장된 집(가족)의 의미에 중점을 두고 있다. , 특별한 프로그램의 운영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세대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지역주민이 쉽게 만나서 함께 쉴 수 있는 하나의 집으로서 존재하는 것이다.

 

 

 

탐방팀이 방문한 다세대센터는 베를린 시 남서부 외곽 첼렌도르프(Zehlendorf)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첼렌도르프역에 도착해 버스를 타고 주택가를 지나다 보면, 넓은 마당과 개방된 구조의 건물을 가진 노란색 건물이 주택가 한 가운데 보인다. 안내 표지판이 없다면 일반 주택과 구분이 되지 않을 작은 규모의 건물은 공공기관 보다는 일반 가정집을 방문한 듯한 인상을 주었다.

 

체육관, 음악 연주실 등 중복 이용이 어려운 일부 공간을 제외한 모든 시설이 지역주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었다. 탐방팀이 방문하였을 때도 특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건물 내 거실에 위치한 카페에서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휴게실에서는 중학생 또래의 여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또 부엌에서는 한 남성이 집들이를 준비 하기 위해 다세대센터의 큰 부엌을 활용하는 등 말 그대로 다세대가 한 곳에 모여 공간의 주인공들이 되어 있었다.

 

 

 

이처럼 독일의 가족(가정) 복원 전략의 핵심은 가족의 개념을 지역사회로 확대하는 데 있다. 그 과정에서 소외 받는 가족 구성원이 없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가족 내에서 어떤 결정이 이루어질 때 노년층이나 청소년층이 소외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가족 내 어린이, 청소년, 성인, 노인. 사회생활의 유무, 교육의 유무 등과 상관없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상호 소통을 통해 가정에 기여하고 독자적으로 결정권을 가지며, 행복할 수 있어야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철학이 엿보였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주인공인 세상, 혈연으로 얽힌 가족의 범위를 넘어선 사회적 가족이야말로 가족 해체 시대의 건강한 사회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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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엔자임 헬스(Enzaim Healt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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