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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커뮤니케이션닥터] 재미없으면 운동이 아니다

_Enzaim Insight/Enzaim Column

by Enzaimer 2017. 2. 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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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없으면 운동이 아니다
- 엔자임헬스 글로벌 원정대 '스쿨헬스(School Health)'팀 원정기

 

[더피알=김동석] 엔자임헬스는 지난 한해 ‘엔자임헬스글로벌원정대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성원들이 해외 헬스케어 현장을 탐방하고 업무에 적용하는 프로그램이다. 모아진 탐방 결과를 몇 차례에 걸쳐 더피알 지면에 소개한다. 이번 호에는 미국의 학교 건강 프로그램을 주제로 진행된 현장 참관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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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김동석] 학교 체육 시간은 경쟁의 연장인 경우가 많다. 달리기를 몇 초에 뛰고, 윗몸 일으키기를 몇 번 더하느냐에 따라 순위를 매기기에 열중하는 수업. 운동을 잘 하는 학생들에게는 최고의 시간이겠지만 적지 않은 학생들에게 체육시간은 꾀병을 부려서라도 빠지고 싶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혹은 국영수 필수과목의 공부를 위해 희생해야 할 덜 중요한 과목 정도로 취급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외 학교 건강 문제를 조사하고 학습하던 글로벌헬스원정대의 스쿨헬스(School Health)팀은 미국의 쉐이프 아메리카(SHAPE America)에 주목했다. 1885년 세워진 쉐이프 아메리카는 모든 어린이에게 건강하고 활동적인 삶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가진 건강, 체육 관련 교육자들의 연맹이다. 미국 50개 주 산하기관들과 협력해 레츠 무브 액티브 스쿨(Let’s Move Active School), 건강한 심장을 위한 줄넘기 훌라후프 프로그램 등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침 쉐이프 아메리카 주최의 전시회가 미네소타 주의 미네아폴리스에서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엔자임헬스의 스쿨헬스팀은 급하게 배낭을 꾸렸다.

게임하듯 즐기는 운동
전시회는 무려 500여개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여느 전시회들과는 달리 각 세션은 운동에 함께 참여하고 학생들에게 적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큰 운동장에 가까웠다. 청소년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획기적인 발상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정작 그 답은 너무나 단순했다. 즐겁고, 신나야 한다는 것이다.

 

 

의자에 앉아 접시만을 이용해 춤을 추듯이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어댄스(Chair Dance)처럼 간단한 도구들을 활용하는 방법들이 제시됐다. 스킬라스틱(Skillastics®) 보드게임은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들이 게임을 통해 스포츠 동작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보드게임이다. 팀을 이루어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운동뿐만 아니라 스포츠맨쉽, 팀워크, 사회성 등을 키우는데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체육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 쉬는 시간, 집에서, 공간이 제한적이거나 운동기구가 따로 없어도 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의자 대신 짐볼에 앉아서 공부를 하거나, 서서 공부하면서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발판이 달린 스탠딩 테이블,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공부할 수 있는 의자 등 다양한 학생 가구를 체험할 수 있었다. 일렬로 정렬된 책걸상으로 가득한 정형화된 교실의 인상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건강 교실의 탄생이었다.

변화를 만드는 기적의 달리기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으면서도,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달리기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를 바꾸는 달리기 클럽, 마라톤 키즈(Marathon Kids), 런 포 라이프(Run for Life), 빌리언 마일 레이스(Billion Mile Race) 등 다양한 기관의 프로그램들이 전시 부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정부 정책이나 개별 학교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주로 비영리재단들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들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는 학교의 교사들이 정부나 학교에 재정 지원을 요청하는 방식이 특이했다.

변화를 만드는 기적의 달리기로 알려져 현재 미국 전역으로 확대된 ‘100 마일 클럽이 가장 흥미로웠다. 1992년 당시 한 학급의 담임 선생님이었던 카라 루빈(Kara Lubin)은 넘치는 에너지로 인해 수업시간에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진정 시키고 그 에너지를 건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꾸고 싶었다고 한다.

 

 

그녀는 100 마일이라는 숫자는 기억하기 쉽고, 1주일에 3마일씩 달성하면 한 학년 동안 마칠 수 있는 적절한 거리라는 점에 착안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00 마일 클럽에 참여하는 아이들은 걷거나 뛰거나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시간 제안이 있거나, 빨리 뛰는 것이 중요한 시합이 아니다. 누구든지 쉽게 참여하고 본인이 세운 목표를 달성하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일종의 미국판 한 바퀴 돌자 동네 한 바퀴인 셈이다. 아이들은 아침 일찍 혹은 점심식사 전후, 방과 후에 학교 운동장을 걷고, 참여한 마일을 표시하는 스틱을 받는다. 스틱을 모아 스티커를 붙이고 학년이 끝나는 시점에 메달이나 수료증을 받아 보상을 준다.

한 조그만 학교의 담임 선생님이 시작했던 작은 도전은 이제 미국 전역에서 참여하는 대대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했다. 100 마일 클럽은 현재 비영리기관으로 설립되어 참여를 원하는 학교에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있다.

수학을 하며 운동을 한다고?
기초 체력 증진의 기본이 되는 코어 운동에 수학, 미술 등 과목을 접목시킨 다양한 체육 프로그램도 흥미로웠다. 이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고학년생을 위해 개발됐다. 현장에 모인 초등학교 체육교사들의 공통된 고민 중 하나는 사춘기에 접어드는 초등학교 고학년생들이 신체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수학, 미술 수업 자체에 신체 활동을 가미시켜 해당 과목을 신체 활동을 통해 학습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수학도 학생들이 흥미를 얻게 되는 기회인 동시에 기초 체력을 증진할 수 있는 일석이조 프로그램이다. 신체 활동의 필요성은 절실하나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부족한 국내 체육 교육의 현실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바람직한 대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 정부 설득 노력이 먼저

자식이 건강하기를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문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운동량만큼이나 공부량이 중요하다는 부모들의 생각. 만약 아이들의 운동 등 신체활동이 공부나 두뇌발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떨까.

행사장에는 운동과 학습효과에 대한 다양한 결과들이 발표됐다. 고등학교 체육교사인 폴 지엔타르스키(Paul Zientarski)는 학생들이 신체적으로 활발한 상황에서 조금 더 나은 학습 결과를 도출한다는 결과를 증명하기 위해 학습을 준비하는 신체 교육(LRPE)’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그는 두뇌로부터 파생된 신경 영양 인자(BDNF)가 새로운 신경 세포의 성장과 유지뿐 아니라 기억과 학습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뇌 사진 영상을 통해 증명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5, 6, 9학년 학생들에서 신체 단련 수준이 증가 할수록 시험 점수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출석과 공부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미주리 주 캔자스 시티에 있는 한 학교에서는 ‘PE 4 Life’라는 체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70% 이상의 학생들이 건강 기준을 달성했으며, 폭력 사건은 50%이상 감소했고, 정학과 관련된 사건도 61%나 감소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단순히 운동이 좋다라는 접근보다는 근거를 통해 정부 당국과 학부모들을 설득하고자 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 역시 학교의 재정여건이나 국가의 지원이 넉넉한 것은 아니었다. 전시회에 참여한 여러 발표자들과 참석자들은 국가가 학생 건강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학교 교장을 설득하고, 이사진을 설득하고, 정부 기관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언급했다.

쉐이프 아메리카 컨벤션이 준 가장 큰 교훈은 아동과 청소년에 있어 신체 운동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를 어떻게 이끌어내고 적용할 지에 대해서는 학부모뿐만 아니라 학계, 더 나아가서 국가까지 다방면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미국 등 해외 선진국들의 청소년 건강정책을 무작정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닌, 우리 앞에 놓인 장애를 극복하고자 하는 각자의 노력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유년기 시절부터 과도한 학업으로 건강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술의 발달은 여가 시간에 조차 학생들이 컴퓨터와 휴대폰을 하며 책상에 앉아 있게 만들고 있다. 밤 늦도록 아이들의 노는 소리와 웃음 소리로 온 마을이 떠들썩 했던 건강한 개구쟁이들로 가득했던 과거가 그리워지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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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석
엔자임헬스(Enzaim Health)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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