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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Life

[안식월, No 89] 일일호일 김민정 편집장님

by Enzaim 2022. 3. 1.

엔자임헬스는 3년간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엔자이머를 위해 1달 간의 안식월을 제공합니다. 무엇을 해도 괜찮을 1달 간의 다양한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눕니다.

89번째로 안식월을 다녀오신 김민정 편집장님의 안식월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개인적으로 네 번째 맞이하는 안식월이지만 3년 만에 찾아온 휴가였기에, 이 한달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습니다.

몇 년간을 쉼 없이 일하며 개인적인 휴식도 절실했고, 대학원의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있기에 논문에 대한 욕심도 있었습니다. 실제 논문 준비도 하고 있었는데, 지도 교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민정 선생님이 하는 공부에서 논문을 완성하는 것이 아주 큰 의미가 있지 않을 수도 있어요. 3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얻은 소중한 휴가인만큼 선생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권하고 싶어요.”

그 순간 떠오른 것이 우리 아이들의 얼굴이었어요. 그즈음 둘째 어린이집에서 소원 나무라는 걸 만드는 행사가 있었는데, 소원이 무엇이냐는 선생님 물음에 아들이 “내 소원은 엄마랑 함께 있는 것. 엄마랑 매일매일 놀이터 가는 거예요.”라고 대답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번 한 달의 휴가만큼은 아이들과 매일매일을 함께 하는 엄마, 매일매일 놀이터 가는 엄마로 보내보자 다짐하였습니다.  


아이들과 매일을 함께 하겠다 다짐하며 세 가지 약속을 하였어요.

1. 아이들과 함께 자고 아이들과 함께 일어난다. 
2. 세끼 식사는 되도록 집에서 한다. 
3. 매일 산책 놀이를 나간다.



코로나 대유행 덕분에 대부분은 지킨 듯 합니다. 큰 아이가 방학 중인데, 안식월 기간 중 고등학교 친구와 딱 한번 저녁 식사를 함께 한 것을 제외한 모든 아침, 점심, 저녁을 딸아이와 함께 했습니다.


 


그만큼 돌 밥(돌아서면 밥하고)을 많이 하기도 했죠. 특별한 이벤트가 있거나 큰 목표를 이룬 한 달은 아니었지만, 쉬는 날만이 아닌 평범한 일상의 날들을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어서 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하루하루의 한 달이었습니다.

올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 동네 꼬마 친구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는데요. 함께 눈 오리도 만들고 썰매 길도 만들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덕분에 둘째를 데리러, 어린이집을 가면 같은 반 친구들이 함께 뛰쳐나와 선생님들이 곤란해하시기도 했어요. 

 

 

 


책방지기로 일을 하다 보니, 평소보다 책을 더 접하기는 하는데 사실 책의 입고나 소개, 큐레이션을 위한 업무로 읽는 책들이 많아 한동안은 책 읽기가 부담스럽기도 하였어요.

그래서 안식월에는 책을 읽지 말아볼까 싶었지만, 또 책 읽기는 저의 큰 즐거움이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목적을 갖지 말고 그냥 보고 싶은 책을 보자는 마음으로 사두었지만 읽기를 미루어 두었던 책들, 일일호일에서 소개하기 어려웠던 소설책, 가지고 다니긴 부담스러웠던 두꺼운 책들을 편하게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