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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헬스케어 공익公益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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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헬스케어 공익公益이 먼저다

 

             

  

  건강은 근본적으로 공익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헬스케어 시장에서 공익적 접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럼에도 최근 의료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돈벌이를 위해 과잉진료를 일삼는 병원들을 고발하는 미디어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공공재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비판도 더 클 수밖에 없다. 최근의 지나친 의료 상업화는 상업적 마케팅 기법을 헬스 영역에 그대로 대입한 데서 온 부작용은 아닐까? 헬스케어 마케팅은 접근 자체가 달라야 한다.

  

   임플란트 치료를 하기 위해 치과를 선택해야 한다고 가정해 보자. 임플란트 가격과 할인 혜택 설명에 열을 올리는 치과와 자연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며 꼭 필요한 경우에만 임플란트 치료를 한다는 병원이 있다면 어디를 선택하겠는가? 척추전문병원들이 너도 나도 비수술을 외치는 이유도 대부분의 환자들이 수술을 꺼린다는 면을 활용한 전략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병원은 병원의 이익을 위해서 무조건 비싼 수술만을 권하는 병원이 아닌, 자연적인 치료를 먼저 고려하는 도덕적 병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측면도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척추전문병원에서 ‘나는 절대 척추수술을 권하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책까지 출간했을까. 의료협동조합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 역시 최근 상업의 극단을 치닫고 있는 의료에 대한 반작용으로 보인다. 법을 교묘히 악용하는 폐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협동조합은 주식회사가 아닌 조합원 모두가 행복과 복지를 누린다는 공익적 개념에 기반하기 때문에 기존 상업적 병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약사, 특히 다국적제약사들은 일찍부터 공익적 마케팅의 가치와 중요성을 인식해 공익연계마케팅 Cause Related Marketing에 기반한 활동을 활발히 전개해 왔다. 상업적 메시지를 전달하되 공익적인 방식을 활용하는것이다. 기부를 할 때도 기업이나 제품과의 직간접적 연관성을 먼저 고려하곤 한다. 상업적 프로모션이 법적으로 불가능한 전문의약품과 관련 되어 있을 경우 공익연계마케팅은 더욱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설혹 공익적인 활동에 상업적 메시지가 노출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하더라도, 처방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사, 환자, 기타 이해관계자들과 호의적인 관계를 맺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때로는 특정 질병의 날을 대중에게 알리는 공익 캠페인을 후원하기도 한다. 이는잠재적인 환자들에게는 조기에 해당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의사에게는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약사는 해당 질병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와 조기 진단율을 높일 수 있는 마케팅적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공익 마케팅의 대표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이나 국가가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는 더더욱 공익적 가치가 중요하다. 자국 기업보다는 외국 기업에 차가운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공익으로 무장한 마케팅은 현지 소비자와 정부 당국자를 무장해제 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때 헬스건강 이슈는 가장 매력적인 소재가 되곤 한다.

 

 

중국에서 명품 화장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역시 공익 헬스 캠페인으로 현지인에게 좋은 평판과 명성을 쌓고 있다. 여성 암환자들의 피부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으로 손상되기 쉽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여성 암 환자들에게 투병 중에도 피부를 아름답고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화장법을 알려 주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Make Up Your Life’라는 캠페인을 전개해 여성으로서의 미를 잃지 않으면서도 암을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국 여성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사회공헌 활동에 호의를 갖게 되고, 자연스럽게 마케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수밖에 없다.

 

2013년 스위스계의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의 ‘건강한 가족’ 프로그램이 글로벌 보건의료 연합에서 수여하는 ‘헬스 어워드’에 선정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건강한 가족 프로그램은 인도 3 3,000개 마을 4,000만 명 빈곤층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개선시켜 치료 혜택을 받을 수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의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개발도상국에 의약품 접근성을 높인 이 같은 공익적 활동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 일까. 인도 정부와 국민들도 혜택을 받겠지만, 결국 돈으로 바꿀 수 없는 평판을 얻고, 낙후된 의료 시스템 정비로 의약품 판매를 위한 활로를 개척할 수 있게 된 노바티스 자신이 최대 수혜자가 아닐까.

 

노바티스의 개발도상국 공략은 빅 이슈로 떠오른 적정기술운동과도 맥을 같이한다. 전 세계적으로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 90%는 빈곤층에 속한다. 문제는 10%를 잡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극에 달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이제는 기업이 생존을 위해서라도 90%의 빈곤층을 새로운 소비자로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기술을 제거해 가격을 대폭 낮추는 ‘적정기술’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1960년대 경제학자 슈마허가 만들어 낸 ‘중간기술’이라는 용어로부터 유래한 적정기술은 인도주의적 접근에 대한 비판을 거쳐, 시장 지향적 관점으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기존의 ‘기부의 방식’이 적정 기술운동을 실패로 이끌었고, 적정기술은 냉정한 기업가에 의해 개발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적정기술의 타깃이 될 90%의 빈곤층에게 건강과 관련된 제품과 서비스는 가장 긴급하고 절실한 부분일 수 밖에 없다. 향후 적정기술과 관련된 비즈니스의 활성화는 건강 관련 분야가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적정기술에 대한 논쟁, 심지어는 마이클 포터에 의해 제기돼 최근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reating Shared Value 역시 공익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경제적 가치를 얻는 데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해 준다. 굳이 거창하게 글로벌 시장이나 적정기술의 가치에 대해 논하지 않더라도,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적인 문제인 건강 문제는 근본적으로 공익적 가치에 기반하며,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면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소비자는 착한 제품, 착한 서비스, 착한 기업을 더 신뢰할 것이며, 특히 건강과 관련해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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