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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Enzaim Work/MKT & Public

담배회사의 블랙 CSR (유사 사회공헌활동)

by Enzaim 2014. 6. 27.

 

 

 

지난 19일에는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회장 김영욱,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와 한국건강증진재단이 여의도 한국건강증진재단 지하2층 대강당에서 학계전문가, 시민단체, 광고홍보 분야 실무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담배광고, 판촉, 후원활동의 문제점과 효과적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엔자임에서는 공익마케팅본부(이웃, EOOT)의 이병일 이사가 담배회사의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세미나 전반의 발표 내용과 개요를 전합니다.

   

 

 

 이날은 한국의 관대한 담배 소비 관련 정책과, 편의점에서의 담배판촉 행위의 문제점, 사회공헌활동으로 포장된 '블랙CSR'에서 진정한 흡연피해자의 회복을 위한 사회적책임을 다하는 CSR의 필요성과 유사 공익연계마케팅의 중단, 3자 단체 내부 구성원의 문제점, 해외 판매를 목적으로한 온라인 담배판매사이트의 불법사례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고, 학계전문가, 시민단체, 광고홍보 분야 실무자를 비롯해 150명의 관계자가 참여해 대응책을 모색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특히 참석자 모두 담배회사 위선적 마케팅이 청소년을 노리고 있음을 지적했습니다.

  

특히 담배회사의 판촉활동이 청소년 등 젊은 층을 미래 고객으로 끌어 들이기 위해 점차 지능화되고 있어

엄격한 법적 제도적 보완 등 국가 사회적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우리나라가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했음에도 담배회사의 광고, 판촉, 후원활동에 대한 규제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느슨한 국가 중 하나로, 이런 상황이 우리나라에 OECD 가입국 중 흡연율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겨 준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특히 ▲청소년 흡연 부추기는 편의점의 담배 판촉과 담뱃갑 디자인, 젊은 층 노리는 사회공헌으로 포장된 블랙CSR(사회공헌), 3자 단체를 이용한 담배회사의 이익 대변,숨겨진 유통 - 온라인 담배판매 등이 핵심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 청소년 흡연 부추기는 편의점의 담배 판촉과 담뱃갑 디자인

편의점의 담배판촉의 문제점은 이번 세미나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내용이었습니다. 우리 나라는 담배판매소 내부에 담배진열 및 광고를 명확하게 규제하는 규정이 없는 실정입니다. 다만 담배판매소 외부에서 담배 및 담배광고가 보이지 않도록 만 명시되어 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불법적으로 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담배진열이 계산대 바로 뒤에 있고, 광고물 역시 계산대 바로 옆이나 또는 진열대 위에 눈에 띄게 설치함으로써 소매점 안팎에서 담배와 담배광고가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서울여대 오미영 교수는 편의점에서의 담배 및 담배광고의 지나친 노출은 소비자 특히 청소년의 호기심 자극, 금연자의 금연의지 약화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담배제품을 일반제품과 함께 진열할 경우에도 흡연이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라는 인식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서울여대 오미영 교수님

 

 

실제 금연운동협의회가 서울 시내 중고등학교 주변 200m 이내 편의점 151개소를 조사한 결과, 편의점 당 광고 개수가 평균 6.3개였으며,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담배광고의 외부 노출(90.1%)과 담배진열 외부노출(87.4%) 등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편의점 내 담배광고와 청소년 물품과의 진열거리가 10cm 이하인 경우도 82.8%에 달했습니다.

 

최근 금지 입법이 추진되고 있는 지나치게 화려한 담뱃갑 포장 및 디자인의 문제점도 지적됐습니다. 현행법에는 흡연경고문구와 발암성 경고문구만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규정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담배회사는 담배 선택 기준이 맛 이외에 패키지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확대되도록 담배 포장과 디자인에 각별히 신경 쓰는 추세입니다. 색상, 크기, 모양 등이 다양하게 디자인된 담뱃갑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으며, 젊은이들이 노래하는 장면이나 춤추는 장면 등을 표현하거나, 자유, 영혼, 내가 사는 이유와 같은 문구를 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일부 담배 브랜드의 경우 담뱃갑이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되어 있어 흡연경고 문구가 눈에 띄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습니다.

 

  

 *담배의 유해성을 포장지에 직접 전하는 태국의 담배 패키지

 

인제대 김철환 교수는 담배진열 판매 금지 후 캐나다의 경우 담배판매가 27%까지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편의점의 담배의 광고, 판촉에 대한 엄격한 기준 적용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사회공헌으로 포장된 블랙CSR(사회공헌활동)

담배에 대한 대중광고와 판촉에 규제가 심해지면서 담배회사는 사회공헌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담배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은 문화활동, 흡연 에티켓, 대학생 공모전, 장학사업, 복지 사업 등에 맞춰져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담배회사의 사회공헌 활동들이 미래 청소년이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엔자임 이병일 이사는 기업의 진정한 사회공헌 활동은 해당 비즈니스를 진행하며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폐해, 즉 부산물을 예방하거나, 발생한 부산물을 없애는 활동이지만, 담배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은 장기적인 판매촉진을 위해 공익을 덧씌운 블랙 CSR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즉 담배회사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담배와 담배회사의 이미지와 평판을 높여 장기적, 간접적으로 판매에 영향을 높이려는 일종의 유사 공익연계마케팅(Cause-related Marketing)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담배회사는 기만적 사회공헌 활동을 중지하고, 금연 캠페인을 통해 흡연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거나, 폐암 연구와 폐암 환자 지원 등 흡연의 폐해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을 진행하는 진정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것을 주문했습니다.

 

 

■ 제3자 단체를 이용한 담배회사의 이익 대변

담배회사가 담배업계의 이익과 이해를 증대 시키기 위해 개인과 집단 등 제3의 관련기관을 이용하여 담배업계를 지지하도록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공동대표는 흡연을 지지하는 제3자 단체로 ()KSA, ILOVESMOKING, 담배소매인협회, 담배협회 등을 지목했습니다. 담배소비자협회의 경우 대의원 40명 중 20명이 KT&G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 등 임직원 상당수가 유료회원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기관은 흡연권과 비흡연권의 상호 공존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흡연을 흡연자가 즐기는 문화행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비흡연자 80%가 흡연자 20%를 이해하고 편안히 흡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녹색소비자연대 조윤미 공동대표는 자신의 관심이나 이해를 대변하는 조직의 구성과 활동은 자유로운 것이며,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다만 제품과 관련될 경우 소비자 오인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와 윤리적 규약이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

 

조윤미 대표는 소비자단체의 구성요건과 의미는 특정 집단의 이익이나 이해를 대변하지 않는 것이며, 따라서 소비자 오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긍정적 정보의 출처를 명확히 하는 등 윤리강령의 준수가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기업과의 관계를 명시하지 않은 긍정적 정보제공과 활동은 기업과 제품에 대한 소비자 오인을 초래하므로 엄격히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14세 이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활용한 기부행위나 천만 흡연자등의 표현 등 제품의 사용자 전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의견을 확대하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 숨겨진 유통 - 온라인 담배판매

인터넷을 통한 광고 및 판촉은 한 국가의 규제만으로 완전히 규제할 수 없기 때문에 담배업계가 주력을 기울이는 마케팅 수단 중 하나입니다. 현재 인터넷 상의 담배광고, 판촉 및 판매는 주로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나 카페 중심으로 이루어 지고 있었습니다.

 

담배제품의 향, 포장 디자인, 특징 등 세부 정보를 제공하거나, 연예인들의 흡연장면의 제시를 통해 흡연행위를 미화하거나, 담배 판매웹사이트 홍보, 담배제품에 대한 판촉, 직거래 및 구매대행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는 인터넷을 통한 담배거래를 금지하는 국내법(담배사업법 제12) 위반과 청소년들로 하여금 담배 접근을 용이케 함으로써 흡연유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강증진재단 오유미 팀장은 국내에서 해외로 판매되는 온라인 담배 판매의 모니터링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온라인 판매 사이트들은 소매인이 담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에는 우편 판매 및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하여서는 안 된다(담배사업법 제12조 제4)는 국내 배송 불가와 관련된 법적 필요상항을 대부분 공지(96%)하고 있었으나, 청소년 판매 금지라는 법적 필요사항은 57%가 넘는 절반 이상이 고지조차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또한 대량 판매딜러, 심부름 센터의 구매대행, 해외 역구매대행에 등의 행위에 대한 법률적 검토의 필요성도 강조했습다.

 

■ 효과적인 대응방안은?

한양대학교 백혜진 교수는 지능화되고 있는 담배회사의 판매, 판촉 활동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진행한 50년 역사의 담배와의 전쟁을 통해 그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은 1964년 미국 공중위생국장(Surgeon General)이 최초로 흡연이 폐암 및 심장질환의 원인이 된다는 결과를 보고한 이후 담배규제에 대한 입법적 노력이 시작되면서 50여 년 동안 담배와의 전쟁이 이루어졌다. 미국 정부는 담배제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멘솔담배, 전자담배 등)과 금연교육, 금연 캠페인, 금연정책 강화(금연구역 확대, 담배가격 인상)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됐다. 그 결과 미국의 50년간의 담배 규제와 캠페인은 공중 보건 이슈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되어 실질적인 흡연율 감소를 가져오는 성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한양대학교 백혜진 교수는 흡연은 개인적 문제뿐 아니라 지역, 사회, 국가, 세계적인 문제로 지속적인 과학적 연구와 교육을 통해 개인에게 흡연의 폐해를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국가 정부 차원 노력과 함께 시민사회의 지지를 통해 정책이 이행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권고안과 국내법 간의 큰 차이가 있고, 사회적 분위기나 여론 등 관련정책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포괄적 규제보다는 단계적으로 규제를 추진하는 한국형 담배규제정책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개진됐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흡연경고 그림 부착 의무화, 담뱃갑 및 광고에 오도문구 사용 금지, 담배판촉 및 후원활동 금지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