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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슈퍼판매 논란...이해집단의 전략적 판단은?

by Enzaim 2011. 6. 17.

의약품의 슈퍼판매를 두고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해 관계자들의 실익이 첨예하게 대립되기 때문일 겁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관계 법령이 개정되지 않는 이상은 의약품의 슈퍼판매 시행이 어려운 것으로 입장을 정했지만, 여론은 보건복지부가 불가능한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비판을 가했고, 여론이 들끓자 다시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습니다.

한숨을 돌렸던 약사회는 다시 비상체제에 돌입했죠. 그 과정에서 대한약사회가 21일 열리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에서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인 비아그라, 제니칼, 노레보원, 천식흡입약 등의 일반의약품 전환을 요구하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8월부터 예정되어 있는 44개 슈퍼판매로 인해 빠져나간 의약외품의 시장규모인 연 1600억 원 시장을 되찾기 위한 복안일 겁니다.

문제는 해당 약품 중 오남용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거나 부작용 이슈가 발생한 적이 있었던 약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특히 비아그라 같은 경우는 발기부전이라는 질환의 특수성 때문일 수 있지만 오남용 의약품으로 지정되어 있어 일반약으로 전환할 경우 "오남용 의약품을 권장"한다는 시민단체 등의 엄청난 반대와 논란을 일으킬 것이 자명합니다. 천식 흡입제 등도 처방권이 있는 의사들의 반발은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먹는 제제보다 흡입 방법 등이 까다로워 컴플라이언스를 높이기 위해 흡입 방법 교육 등이 절실한 의약품이라는 점에서 의약계간 마찰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대한약사회가 지금 시점에 비난 여론, 혹은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는 이런 카드를 꺼내든 것이 전체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 의한 것일까요? 아니면 즉흥적인 감정적 판단이었을까요? 

상식적인 전략이라면 논란이 될 만한 의약품을 일부러 거론해 부정적 여론을 일으키기 보다는, 슈퍼판매로 잃게될 시장규모 정도로는 상쇄하거나 비교할 수 없는 약사들이 받게될 부정적 충격과 후유증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의학적, 혹은 논리적 설득이 가능한 의약품들을 대거 선별해 가능한 많은 전문약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 시킬 수 있도록 목록을 제시해야 하는 것일 텐데요.

암튼 어느 분야보다 이익집단이 많고, 관련공중 간의 첨예한 쟁점이 수없이 많은 보건복지 분야에서 각 단체들이 어떤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국가, 대중, 반대집단, 옹호집단을 설득하고 소통해 나갈 것인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번 이슈는 단순히 의약계의 이슈로 끝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간 논란이 되어왔던 전문의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재분류해 대중광고를 허용함으로해서 종합편성채널의 광고 물량을 보존해 주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과 타당성에 대한 논쟁에 다시 불을 지필 것이기 때문입니다. 비판자에서 이해 당사자로 변하게 될 해당 언론사들의 논조의 변화 여부 역시 관심거리입니다.